미국 애플은 27일(현지 시각) 뉴욕 주식시장에서 주당 289.9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다우지수·나스닥지수 등 미국 주가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애플의 기업 가치(시가총액)는 1조2900억달러(약 1497조원). 한국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 799곳을 다 합친 가치(약 1480조원)보다 많다. 애플뿐만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아마존, 페이스북 등도 세계 어느 곳에 마땅한 경쟁자가 없다.
이는 세계 테크 시장이 미국 수퍼 파워의 일극(一極) 체제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70여년간 기축통화 달러와 군사력, 전통 산업의 경쟁력으로 세계 패권(覇權)을 유지한 미국이 이제는 테크놀로지 독점이라는 무기까지 확보한 것이다.
29일 현재 미국 증시에서 기업 가치가 1조달러를 넘는 수퍼 테크 기업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1조2100억달러·약 1404조원)다. 그 뒤를 창업 10~20여년 된 젊은 기업인 아마존(9270억달러), 알파벳(9336억달러), 페이스북(5935억달러)이 뒤쫓고 있다. 이 '빅5'는 올해 주가가 20~80% 급등해, 기업 가치 순위 1~5위를 싹쓸이하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내년엔 알파벳과 아마존도 '수퍼 테크 기업' 대열에 오를 전망이다. 미국 CNBC는 "미국 경제 엔진인 테크는 활황"이라고 보도했다.
5대 미국 테크 기업의 시총을 합치면 약 5조달러다. 세계 3위 경제 대국인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5조706억달러, 4위인 독일은 4조291억달러, 한국은 1조 6556억달러다. 한국이 3년 내내 생산한 가치를 한 푼도 빠짐없이 다 모아야, 기업 5곳을 겨우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정옥현 서강대 교수(전자공학과)는 "중국이 아무리 도전해도 당분간 미국의 테크 주도권은 끄떡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은 물론이고 그다음 기술에서도 미국의 아성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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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마사 2020-01-01 09:56:46
마쿨1220 2020-01-01 10:04:21